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모습. 연합뉴스
전국이 1일 배송권으로 묶일 만큼 물류 속도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지역과 업종을 막론하고 ‘새벽배송’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7일 중소 도시나 도서 지역에 사는 인구 10명 중 8명 이상(84%)은 새벽배송을 이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6개월 내 온라인 장보기 경험이 있는 만 20∼59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김영희 디자이너
이용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이유로는 ▶장보기가 편리해질 거 같아서(44.3%) ▶긴급 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34%) ▶이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므로(15%) ▶대도시와 같은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있어서(6.7%) 등을 들었다.
새벽배송은 전날 밤 10~12시까지 주문하면 이튿날 아침 7시 전까지 배송해주는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다. 현재는 전용 물류센터 구축과 배송 효율성을 고려해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과 6개 광역시(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및 인근 지역 일부에서 제공되고 있다. 반면 인구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중소 도시의 경우 서비스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일반배송과 달리 새벽배송이 제공하는 편익이 크기 때문에 서비스 미제공 지역 소비자들의 이용 의향이 큰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새벽배송을 이용해 본 적이 있는 소비자 10명 중 9명(91.8%)이 서비스에 만족하며,이제필수인데명중명대형마트새벽배송규제풀어야주식 투자 초보 99%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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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을 쓰는 이유(중복 응답)로는 ▶밤늦게 주문해도 아침 일찍 받아볼 수 있어서(77.6%) ▶장보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서(57.6%) ▶장보는 시간을 절약 가능해서(57.6%) ▶약속된 시간에 정확하게 배달해줘서(33.2%) 등을 꼽았다.
새벽배송 한 달 이용횟수는 평균 4.4회였고, 가장 많이 사는 품목(중복 응답)은 신선식품(81.4%) 가공⸱냉장⸱냉동식품(75.4%) 간편식⸱밀키트(49.6%) 음료(36%) 곡류(15.4%) 건강기능식품(9.6%) 생활용품(0.6%)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들은 ‘집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 점포가 새벽배송을 제공할 경우 이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9명(88.8%)이 ‘그렇다’고 밝혔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발전법(유산법)’에 의해 새벽배송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2012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도입된 유산법의 핵심은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 10시)이다.
그동안 소비 행태가 온라인 커머스 중심으로 바뀌고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이 급성장했지만, 대형마트들은 시간제한에 막혀 새벽배송을 할 수 없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이 SSG닷컴·롯데온 등 온라인 자회사를 만들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나섰지만, 이미 온라인 기반 기업들에게 시장을 선점당해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에 있는 신세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물건을 포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응답자 3명 중 2명(67.6%)은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새벽에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영업제한(의무휴업일, 자정~오전 10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답했다. 유산법 개정에 중립적인 의견은 27.1%였고, 반대 의견은 5.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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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허용 등을 담은 유산법 개정안은 지난 2021년 6월 발의돼 현재 3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표를 의식해 논의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한 상황에서 의무휴업일 등 오프라인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대형마트가 온라인 영업마저 제한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온라인과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새벽배송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지역의 소비자들도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회 계류 중인 관련법이 조속히 통과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